김제 금산교회 순교자 기념예배 및 순교비 제막식이 25일 열린 가운데 예배 참석자들이 순교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김제 금산교회가 6.25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전쟁 중 신앙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을 기리는 기념예배와 순교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지난 25일 열린 기념예배에는 정성주 김제시장을 비롯해 총회 순교자기념사업부 부장 고관규 목사 등 교계 인사와 지역 성도들이 참석했다.
순교자 기념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고관규 목사는 "오늘 우리는 금산교회에서 순교하신 세 분과 같이 세상에 복음의 빛으로 살겠습니다"라고 결단하고 순교신앙을 계승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 순교자기념사업부 고관규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축사를 통해 "핍박과 고난 속에서 목숨을 바쳐 희생한 순교자 세 분은 김제시민 모두에게 큰 귀감이 된다"며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금산교회가 앞으로도 김제시민 모두의 마음에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지역의 등불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순교비 제막식 장소로 이동해 순교비를 제막하며 순교자들의 정신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금산교회 김종원 목사는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아 앞으로도 이 믿음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산교회 김종원 목사가 순교자의 삶을 본받겠다고 말하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금산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세 명의 교인이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역사적 현장이다. 조기남 전도사는 1950년 10월 30일, 위험한 상황에서도 "교회를 지키고 주일예배를 중단할 수 없습니다"라며 피난을 거부하다 공산군의 총에 맞아 순교했다.
김윤철 집사는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던 중 1950년 좌익 세력에 의해 몽둥이로 타살됐다. 그는 죽음의 순간에도 "너는 나를 죽일 수 있어도 영혼까지는 죽이지 못한다"고 말하며 신앙을 지켰다.
김두현 집사는 인민위원회 사무실에서 고문을 당한 후 자택으로 돌아와 1950년 8월 27일 사망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며 숨을 거두었다고 전해진다.
김제 금산교회 종탑 옆에 세워진 순교비 금산교회는 1905년 10월 11일 미국 남장로회 루이스 테이트 선교사가 조덕삼, 이자익, 박화서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설립됐다. 남녀가 따로 앉도록 지은 'ㄱ'자 형태의 예배당과 머슴 출신의 이자익 목사와 지주였던 조덕삼 장로의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이 교회는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자료 제136호,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2호로 지정된 바 있다.
김제 금산교회 전경